키워드 : 충돌
*시기는 호그와트 재학시절, 마루더즈는 친했지만 제임스가 철이 막 들기 시작했던 시절, 혹은 들지 않았던 시절. ...아마도 맞을 걸요?
*슬리데린 및 세베루스 스네이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담겨있습니다. 아 물론 저는 슬리데린을 사랑함.
*이 글을 볼 때 주의해야 하는 사람 : 세베루스 스네이프, 슬리데린, 리무스 루핀, 시력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
온 몸이 근질거려 못 참겠다! 제임스 포터는 제 앞에 놓인 멀건 포리지를 숟가락으로 거칠게 휘저었다. 맛도 없는 포리지 같으니. 평소라면 꿀떡꿀떡 잘 넘겼을 것도 하나하나 트집이었다. 제임스 포터가 호그와트 입학 이후로 이런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게 될 줄이야. 수저를 쥔 그의 손이 자꾸만 움찔거렸다. 안절부절 망토 소매 춤에 손을 가져가보고, 주머니에도 가져가보고, 숟가락을 휘둘러도 보고……. 그는 기어코 망토 안에 고이 모셔둔 지팡이를 향해 손을 뻗고야 말았다. 프롱스. 그 한 마디에 저절로 차렷 자세가 되고 말았지만. 맞은편에 앉은 리무스 루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식기를 내려놓고 입가를 톡톡 문지르는 폼이 제임스가 보기에는 여간 얄미운 게 아니었다.
“오, 제발, 무니!”
─안 돼. 멀린이시여! 제임스는 리무스를 살피느라 그의 바로 옆에 앉았던 시리우스가 은근슬쩍 자리를 옮기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자신의 몫을 들고 온 그녀를 릴리가 어색한 인사로 받아주었다. 인사를 건네면서도 싱그러운 녹색 눈동자가 부스스한 검은 머리를 노려보았다. 쟨 이제 와서 뭘 하겠다는 거야? 2일. 제임스 포터가 기숙사 점수 200점을 깎아먹은,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시리우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무니. 내가 잘못했어.”
제임스는 이제 식탁에 절하듯이 엎드리며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너의 사랑 나의 사랑 무니! 격렬한 사슴이 구애에도 늑대는 완강했다. 프롱스. 우리 기숙사 아이들이 열심히 쌓았던 모래가 아직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곱게 반달로 휜 눈이 사슴을 향하자 사슴은 일순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둘도 없이 소중한 지팡이가 자신의 품에 있었지만 손도 댈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늑대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해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가 이제 막 연회장에 들어온 기름진 머리가 제임스 눈에 포착됐다. 손과 발 여기저기에 우스꽝스러운 붕대를 매고 비식거리는 웃음이란! 망할 스니벨루스 같으니! 제임스 포터가 거칠게 머리를 헤집었다. 이건 전부 그의 음모가 틀림없었다. 자신이 지팡이를 못 쓰게 하려는 비열한 계획! 제임스 포터는 기숙사별 모래시계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가득 찬 모래시계가 녹색, 나머지 파랑과 노랑이 열심히 그 뒤를 잇고 있었다. 그런데 빨강은? 며칠 전만 해도 1등을 두고 비등비등하던 두 색 중 빨강이 감쪽같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제임스. 넌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제임스가 고개를 돌렸다. 리무스가 초콜릿 포장지를 만지작거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200점을 혼자서 깎아먹을 수 있는 거야? 리무스는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차가운 냉기가 서려있었다. 제임스가 기숙사 점수를 하루아침 깎아먹는 것도 아니었는데 새삼 그가 날카롭게 구는 것은 이 모든 일이 제임스 하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마루더즈가 같이 깎아먹은 것도 아니고, 제임스 혼자서, 200점이나. 어떻게 된 일이야? 어디 다녀왔어? 무슨 짓을 했길래 점수가 그렇게나 깎여? 계속 꼬치꼬치 캐 묻던 무니가 더 이상 묻지 않게 된 것은 중상을 입은 스니벨루스를 보게 된 이후였다. 그날 무니는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지?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었나. 멀린을 찾았나? 그것도 아니면 디멘터를 본 것 마냥 찡그렸나? 흐릿한 기억을 더듬으며 제임스가 입술을 비죽였다. 결코, 좋은 표정을 짓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말했지. 며칠 동안 지팡이로 장난 칠 생각은 하지 마.
“넌 저 망할 스니벨루스의 상태를 본 이후로, 내 말을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잖아 무니.”
처음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건 내 잘못이 맞지만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그건 모순이라고, 눈가를 잔뜩 찌푸린 리무스가 지적했다. 지금 네가 화를 낼 입장은 아니잖아 제임스. 아이의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것 같은 어조에 제임스의 인상이 완전히 구겨져버렸다.
사실대로 말할 생각이었다. 자신이 어제 어디를 나갔던 것이고, 스니벨루스는 왜 저렇게 많이 다쳤으며, 그리핀도르 기숙사 점수는 왜 또 저 모양인지. 하지만 그 전에 제멋대로 판단하고 화를 낸 건 무니 쪽이었다. 그는 제임스 자신이 밤에 스니벨루스를 공격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게 분명했다. 평소 행실을 보면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라면 분명 무슨 일이 있었냐고 기다렸을 거라고.
아, 이러다가는 정말로, 더 크게 일을 낼 것 같다. 제임스는 서늘하지만 여전히 걱정과 온기를 담고 있는 눈을 외면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자 수많은 시선이 그의 등에 꽂혔다. 정말 남의 일에 관심이 많다니까. 제임스가 한껏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저 비열한 뱀의 수작에 놀아나는 꼴이 되리라. 저 나쁜 자식은 우리가 등을 돌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원하고 있는 거라고. 지금은 감성적으로 해결할 때가 아니었다. 아쿠아멘티로 머리라도 적시면 괜찮아질까. 제임스는 자연스럽게 망토 안에서 지팡이를 꺼내려던 손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검은 호수에 다이빙을 해서 정신을 차리던가 해야겠군.
“이따가 이야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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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대체 뭘 쓴 건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스네이프랑 싸우는 거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무니와 싸우고 있었다.. 마루더즈가 정말 친한 친구들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씩은 싸웠겠죠. 그런데 이번 글은 리무스가 잘못한 거 없고 그냥 제임스 혼자 삐진 내용. 결론은 제임스가 개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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